A R T I S T ' S N O T E
나의 꿈속에는 또다른 세계가 존재한다. 그곳은 내 의식 속에 저장되어 있던 현실의 모습과 그에 대한 감상이 섞여 재 창조된 장소이자 머릿속에 내면 화 되어 존재하는 개인적 공간이라 할 수 있다. 의식이 만들어낸 허상과도 같은 이곳은 크게 두가지 특성, '구체성'과 '추상성'을 동시에 지닌다.
물리적인 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어둠 속에서 우연적으로 튀어나오는 이미지들은, 한 순간의 기억을 넘어서 강렬한 인상을 내비친다. 현실 세계 속에서의 경험, 느낌, 감상은 퍼즐 조각처럼 흩어져 또 다른 이미지를 창조해내고, 비현실성과 현실성 사이에서 오가는 구체적인 이미지들은 이질감과 친숙함을 동시에 유발한다.
'렘(REM)'. 흔히 중뇌와 연수 사이의 조직으로 알려진 뇌의 부위. 설탕, 휴지, 소금과 같은 다양한 재료로 표현되는 이 존재들은, 나에게 있어서 미지의 세계를 둘러싼 벙커이자 지도로 기능한다. 느껴지지 않는 무게감, 가벼운 걸음걸이. 이 곳에서의 나는 오갈데 없는 유령과도 같다. 감겨진 눈의 봉인이 풀릴 때 까지, 줄곧 낯선 듯 익숙한 거리를 배회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