A R T I S T ' S N O T E
자취를 하게 되면서 원룸이나 고시원같이 협소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. 옆집이 이를 닦고 칫솔 터는 소리까지 다 들릴정도로 가까웠다. 벽 하나 맞대고 수많은 집들이 닭장처럼 다닥다닥 붙어 사는게 싫었고 이 장면을 멀리서 봤을 때를 생각해보면 징그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.
다들 왜 여기 살고 있을까, 이 공간이 정말 나의 안락한 집이라서 살고 있는게 아닐텐데 라는 고민을 하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목표가 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잠시 머물다 가는 공간으로서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. 이 사람들에게 지금 사는 공간은 안락한 집의 의미보다는 작고 답답하지만 머물러서 힘을 키우고 더 큰 곳으로 떠날 임시거처로서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. 그렇게 생각하고 바라봤을 때 더이상 징그러운게 아닌 희망적이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느껴지게 되었다.
아직 목표를 이루기 전의 사람이 잠시 머물다 떠날 공간에서 힘을 키우는 모습이 씨앗이 씨 주머니에서 피어나기 전에 살고 있는 모습같다고 느껴졌다. 나와 내 이웃 한명 한명이 아직 피어나기 전의 씨앗이고 목표를 이루어 밖으로 나가면 다른 공간에서의 삶이 시작될테니 비슷한 존재라고 느껴져 씨앗와 씨 주머니로 주제를 표현하고자 했다.